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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8-08-06 10:16 조회6,8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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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식 칼럼>청소년과 서민은 햇빛 받을 권리가 있다
    데일리안 | 기사입력 2008.08.06 08:20




    [데일리안 김헌식 문화평론가]뮤지컬 ´빨래´는 나영과 솔롱고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에 담겨있다. 그들의 사랑은 서점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나영이 달동네 반지하방으로 이사와서 옥상에 빨래를 널다가 옆 건물 옥탑방에 사는 몽골 청년 솔롱고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나영이 사는 반지하방이라는 공간은 몽골의 푸른 초원과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반지하방은 가난한 서민의 상징이다. 마음마저 가난하게 만든다.

    최근 반지하방 인생이 늘어난다는 통계보도가 있었다. 경기침체 그리고 뉴타운이나 재개발로 주거지 구하기가 만만치 않게 되면서 반지하방을 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일반성을 떠나 통계청에 따르면 여전히 서울시 전체 일반가구 가운데 약 10%인 35만 5000가구가 반지하방에 살고 있다. 그런데 반지하방은 햇빛이 들지 않는다. 햇빛이 들지 않는 주거시설은 고시원도 해당된다.

    얼마 전 용인에서 고시원 화제가 있었다. 고시원은 서울에만 3400개가 있다고 한다. 고시원은 아무리 시설이 좋은 비싼 곳이라고 해도 칸막이를 해놓았기 때문에 결국 고시원일수밖에 없다. 한 공간을 여러 공간으로 분할했기 때문에 햇빛을 보기란 쉽지 않다. 고시원도 그렇지만 반지하방은 햇빛이 들지 않으므로 하루 종일 형광등을 켜 놓는다. 중고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독서실도 마찬가지인데 전기료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다.

    사람이 햇빛을 받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우선 학습 효과 면에서 형광등과 햇빛을 비교할 수 있다.

    1980년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존스턴 카운티 포우크스 초등학교가 대형화재로 무너졌다. 간이 교실에서 수업했다. 1년 뒤 주정부의 학력 측정 시험에서 다른 학교 평균보다 무려 7포인트나 떨어졌다. 간이 교실은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았다.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놓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학교당국은 햇볕을 못 받는 것이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미루어 짐작했다. 햇빛을 더 많이 받게 하려고 건물을 타원형으로 만들고 창문을 최대한 크게 했다. 그 뒤 학력 시험 성적이 다른 학교 평균보다 10 포인트 올랐다. 이듬해도 마찬가지였다. 존스턴 카운티 내에서 꼴찌였는데 불과 2년 만에 1등을 했다.

    이 소식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게 된다. 그러자 자연광이 들어오는 교실의 학생과 그렇지 않은 교실의 학생 사이에 성적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확인했다. 자연광 노출차이를 두기 시작한지 1년 만에 두 반 학생들 간의 성적 격차는 수학 성적이 20%, 읽기 시험성적이 26% 각각 차이가 나게 되었다.

    특히 창문을 넓게 개조한 학생들은 다른 반 학생들보다 수학문제는 15%, 독해문제는 23%나 더 빨리 풀었다. 요컨대, 낮에 햇빛이 잘 드는 교실에서 1시간 공부하는 것이 형광등 아래에서 2시간 공부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형광등과 학습효과에 관한 연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과 성격에도 햇빛은 크게 영향을 미쳤다. 충치율을 보면, 캐나다 알버타 교육청은 2년간 5개 초등학교를 조사했는데, 햇빛을 많이 받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비타민 D결핍증이 사라졌다. 햇빛을 충분히 받은 학생들의 충치율은 햇빛을 적게 받는 학교 학생들과 비교해 볼 때 9분의 1에 불과했다. 그들은 키도 2.1센티미터나 컸다. 햇빛을 충분히 쬐인 학생들의 연간 결석일수는 3.2~3.8일 적었다.

    우리나라에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의 3분의 2가 정신분열증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햇빛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가설이 있다. 즉 햇빛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주거 혹은 근무지 환경 때문에 정신분열증이 늘어난다는 추측이다.

    또한 정신분열증은 사춘기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서 많이 일어나는데 이유가 바로 햇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개 많은 학생들이 햇빛을 보지 못하고 독서실이나 집안에서 공부를 한다. 새벽까지 형광등을 켜놓고 공부하는 수험생은 더욱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하루종일 햇빛이 들지 않는 방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더욱 치명적이다. 이러한 치명성은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 반지하방이나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이들은 정말 미쳐버릴지 모른다. 고시공부 오래하면 사람이 이상해진다는 것이 이 햇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정신 분열증 경향은 단순히 학생의 생활환경만이 아니라 자녀의 어머니가 임신기간에 어떠한 환경에 거주했는가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호주 퀸즈랜드 정신 분열증 센터 맥그래스 박사는 임산부가 출산 전에 제대로 햇빛을 보지 못 하면 태어나는 아기가 정신분열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덴마크 카디프대학 연구팀은 ´네이처´에 보고 자료에서 4년에 걸친 연구결과 임신중 비타민 D를 적게 섭취할 경우 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의 뇌 에서 보이는 것과 유사한 뇌 장애가 유전하여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비타민 D의 생성은 햇빛과 밀접하다. 임산부의 일조량 부족으로 태아가 비타민D결핍증에 걸려 두뇌발달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이다.

    파이터 박사의 실험결과 햇빛을 쬐지 못하면 두뇌가 오그라든다고 주장했다. 일리노이주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백혈병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5배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카고 대학의 존 오트(John Ott)박사는 이를 직접 조사해보았다. 그 가운데 유독 2개 반에서 백혈병 환자가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 반은 창문에 커튼을 모두 치고 있었다. 오토 박사가 물어보니 그 담당교사는 햇빛이 들어오면 아이들이 산란해져서 집중을 못해 공부에 지장이 있다고 여겨 커튼을 쳤다고 했다. 새로운 교사로 바뀌어 커튼을 걷어 올리자, 2개 반에서는 단 한명의 백혈병 환자도 나오지 않게 되었다. 성격도 밝아지고 성적도 향상 되었다.

    뉴욕 벨뷰 의료센터의 라이트 박사는 오트 박사의 연구에 착안해서 말기 암환자들에게 햇빛 을 많이 쬐도록 했다. 그러자 많은 환자들의 상황이 호전되었다. 쥐 실험에서도 주백색 형광등 아래의 쥐는 8.2개월, 자연광 아래의 쥐는 16.1개월을 살았다. 핑크빛 형광들에서는 7.2개월 밖에 살지 못했다.

    양계장 계란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이유도 햇빛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양계장의 닭들이 낳는 계란에는 콜레스테롤이 25%정도 많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바 있다. 닭들이 형광등 아래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좋지 않아 콜레스테롤을 제대로 발산시켜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갇힌 닭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더욱 신진대사가 안 좋다. 더구나 햇빛을 받지 못해서 비타민 D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구루병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인공불빛은 암을 키운다. 미국필라델피아 아동 병원의 안과 의사인 퀸(Graham Quinn)박사는 479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잠잘 때 완전히 불을 끄고 잔 아이들은 10명 가운데 한명만 근시였다. 반대로 잠잘 때 희미한 야간 등을 켜놓고 잔 아이들 가운데 근시는 무려 3명 가운데 1명꼴이었다. 야간 등보다 더 밝은 보통전깃불을 켜놓고 잔 아이들은 55%나 근시 또는 고도 근시였다.

    어디 근시뿐인가. 코네티컷 대학 스티븐스 박사가 연구한 결과 불을 켜놓고 자면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유방암이 그렇다. 한 달에 3일 이상 야근하며 30년 간 직장생활을 해온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40%나 높았다. 덴마크의 코펜하겐 암 연구소에 따르면 6개월 간 야근한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율은 50%나 높았다. 미국 허치슨 센터가 여성 800명을 조사했더니 야근을 자주하는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은 최고 60%나 높았다.

    그럼 전깃불이 왜 암을 유발하는 것일까. 잠잘 때 작은 불빛이라고 있으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완전히 깜깜한 상태에서만 분비된다고 한다. 멜라토닌은 유방암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한 습관적으로 잠을 설쳐 멜라토닌 분비가 저하되면 암세포의 성장이 촉진되고, 면역기능 이 약해져 암이나 감기에 잘 걸리게 된다. 야근을 자주 해야 하는 경우라면 낮잠을 잘 때 햇빛이 완전히 차단 되도록 두꺼운 커튼을 치거나 눈을 완벽하게 가리고 자야 한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내분비 학자 마이츠 박사는 현대인들이 당뇨, 불임, 암, 갑상선암등에 잘 걸리는 것도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사람이 필요한 햇빛은 하루에 1000럭스 정도, 온종일 실내에 있으면 50~200럭스라고 한다. 집이나 사무실이 최대한 햇빛이 들게 하고 하루에 20분 정도 자연광을 받아야 좋다. 물론 선글라스나 콘텐트렌즈,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을 잘 받을 수는 없다.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독서실은 햇빛과는 거리가 멀다. 숙식과 학습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고시원도마찬가지다. 대학의 공간도 결국 자연 채광이 아니라 인공 형광등불빛에 의존하고 있다. 일단 형광등의 장기 사용은 전기료를 많이 나오게 할뿐만 아니라 에너지 낭비를 불러온다. 여기에 정작 자연광보다 학습 능률이 떨어지며 각종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반지하방은 주거지로 부적합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산다. 특히 아동과 여성들이 하루 종일 그 공간에서 보낸다. 상대적으로 질병이나 장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지하방에 관련한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반사 거울로 햇빛을 지하 공간까지 전해주는 장치가 발명되었다. 자연광으로 책을 볼 수 있을 정도다. 2008년께 상용화돼 반지하 방등에 유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 장치는 태양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거울시스템이다. 따라서 하루종일 밝음을 유지한다.

    1천 대를 만들 경우 가격을 200만 원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싼 가격은 아니다. 저가에 양질로 양산되는 방안과 서민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 거주최저기준에 반사거울 시스템을 갖추도록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햇볕의 중요성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반지하방이 없어졌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차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법령을 통해 주위 주거소유자의 의무적 사항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햇빛은 생명권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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