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기존 약물을 꾸준히 사용하는 맞춤형 약물치료가 학습효과 개선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나경세․이소영 교수팀이 최근 3년간 (2008년~2010년) 경기도, 서울, 대전, 부산 등 전국의 대학병원 7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12~18세 사이의 ADHD 아동 121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메칠페니데이트 성분의 약물을 처방받은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얼마나 개선되는가를 지켜본 결과 해당 약물이 ADHD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을 향상 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메칠페니데이트가 ADHD 아동들의 주의력결핍, 집중력, 행동장애 등을 개선시킨다는 연구는 있었으나 학습능력까지 개선시킨다는 내용의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DHD 아동들은 행동과 주의력의 두 가지 측면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주의력결핍은 곧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동청소년기의 이러한 학습부진은 자존감 저하와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치료가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 연구는 별도의 다른 약물을 더 복용하거나 다른 치료법을 병행할 필요 없이, 기존의 ADHD 약물만 증상에 맞게 꾸준히 복용하여도 학습기술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ADHD 약물치료의 다양한 효과와 필요성을 확인해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메칠페니데이트는 현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ADHD 치료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인 관계로 이번 임상연구의 치료 약물로 채택됐다.
연구결과 대부분의 아동들이 연속수행검사, 시공간 및 언어작업기억, 언어유창성 등 3가지 학습능력 면에서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즉, ADHD 아동들은 메칠페니데이트 약물 복용 후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으며, 제시된 글을 보다 잘 읽었고, 단기간 동안 입력된 정보를 머릿속에 보다 더 잘 기억해 냈다.
단 억제능력의 변화 면에서는 뚜렷한 개선 효과는 없었는데, 이는 ADHD 아동들이 누군가의 간섭을 받는 상황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자기 억제능력이 있는가를 보는 테스트이다.
나경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메칠페니데이트 약물이 학습능력을 개선시킨다는 결과를 임상실험을 통해 도출한 첫 연구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 연구를 토대로 ADHD 아동들을 위해 학습성취도 등을 더 높일 수 있는 여러 치료방법들이 개발되고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메칠페니데이트 약물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약으로 오인돼 일반적인 정상 아동들이 복용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ADHD 치료제로서의 정확한 처방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 특히 정상인의 경우 동기부여와 흥미유발로도 얼마든지 학습을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약물 이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