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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작 완화에 쓰이는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최근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뇌전증’이 사회적 관심을 받는 가운데 호주에서 뇌전증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학 연구팀이 “발작 완화에 쓰이는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9일 UPI통신이 보도했다.
연구팀은 임상시험에서 항경련제를 복용한 뇌전증 환자의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대조군보다 8.4% 높았고, 정신질환이 있는 뇌전증 환자 98명 중 14명이 항경련제 치료와 관련해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전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소 뇌전증 환자의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 발병률은 정상인보다 2.5~3배 높았다.
연구팀은 “항경련제를 복용하게 되면 발병률은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적절한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뇌전증 환자는 이미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있어, 치료를 위한 약물이 정신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자마다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다양해, 다른 측면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개인마다 약물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므로 항경련제와 뇌전증 환자의 정신질환 발생 원인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확실한 입증을 위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뇌전증 환자의 유전자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뇌졸중, 선천기형, 두부외상, 뇌종양, 유전 등 뇌의 손상과 병리적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발작, 경련, 강직, 의식장애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항경련제는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 ‘라모트리진’(lamotrigin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밸프로에이트’(valproate) 등이다.
이 연구결과는 Journal Brain에 게재됐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뇌전증 환자 수는 13만6233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가 15.2%(2만719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 40대 14.5%(1만9695명), 30대 14.3%(1만9546명), 20대 14.3%(1만9499명), 50대 14%(1만9077명) 순으로 나타났다.